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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장 천천히 흐르는 럭셔리 137 Pillars House Chiang Mai 에서 만난 란나의 품격

발행 2026년 9월 1일  /  2026년 9월 발행호

시간이 가장 천천히 흐르는 럭셔리 137 Pillars House Chiang Mai 에서 만난 란나의 품격

시간이 가장 천천히 흐르는 럭셔리 137 Pillars House Chiang Mai에서 만난 란나의 품격

태국을 여행하다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도시마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방콕이 쉼 없이 앞으로 달려가는 도시라면, 치앙마이는 시간을 붙잡고 살아가는 도시다. 고층 빌딩 대신 수백 년 된 사원이 일상을 지 키고, 쇼핑몰 대신 오래된 골목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아침이면 승려들의 탁발 행렬이 거리를 지나고, 해 질 무렵이면 은은한 종소리 가 도시를 감싼다. 치앙마이의 매력은 화려함이 아니라 천천히 살아가는 삶의 리듬에 있다. 그 리듬을 가장 아름답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137 Pillars House Chiang Mai다. 이곳은 단순히 하룻밤을 보내는 럭셔리 호텔이 아니다. 치앙마이의 역사와 문화, 그리 고 북부 태국 특유의 여유를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풀어낸 하나의 헤리티지 공간이다.

137년의 시간을 품은 헤리티지 하우스

137 Pillars House의 이야기는 18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의 무 역회사였던 Borneo Company Limited는 치앙마이에서 티크 목재 무역을 운 영했고, 지금 호텔의 중심에 자리한 아름다운 목조 저택은 당시 관리자의 거 주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Baan Borneo라 불리는 이 건물은 호텔의 상징이자 치앙마이 근대사 의 중요한 유산이다. 137 Pillars House는 새로운 것을 세우기보다 오래된 것 을 보존하는 길을 선택했다. 130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온 헤리티지 하우스를 중심으로 현대적인 스위트 객실을 조화롭게 배치했고, 울창한 정원과 오래된 나무들은 당시의 분위기를 지금까지 이어준다. 덕분에 이곳은 일반적인 럭셔리 호텔과 분위기부터 다르다. 화려한 로비도, 압도적인 샹들리에도 없다. 대신 오래된 티크 목재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시 간이 만들어낸 깊이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첫인상부터 달라지는 여행의 속도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차로 약 20분. 차량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도시의 분위기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대한 반얀트리와 하얀 식민지풍 건물이다. 잘 다듬 어진 잔 디와 연못, 열대 식물들이 어우러진 정원은 마치 오래된 개인 저택에 초대받 은 듯한 느낌을 준다. 체크인 역시 조용하고 여유롭다. 직원들은 이름을 부르 며 따뜻하게 맞이하고, 호텔의 역사와 시설을 차분히 소개한다. 도착한 지 몇 분 되지 않았지만, 여행의 속도는 이미 치앙마이의 리듬으로 바뀌고 있었다.

Welcome to 137 Pillars

객실 문을 열자 작은 환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호텔 로고가 새 겨진 신선한 코코넛 워터와 정교하게 만든 웰컴 초콜릿이 준비되어 있었다. 차갑게 식힌 코코넛 워터는 치앙마이의 더위를 잊게 만들 만큼 시원했고, 코 끼리와 나무를 모티브로 만든 초콜릿은 하나의 작은 작품처럼 섬세했다. 특별히 화려한 서비스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디테일이 이 호텔의 성격 을 잘 보여준다. 137 Pillars House는 여행자를 놀라게 하기보다 편안하게 맞 이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Suite 객실이 아닌 하나의 프라이빗 레지던스

137 Pillars House는 모든 객실을 스위트로 운영한다.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공간이 주는 여유다. 높은 천장과 따뜻한 티크 원 목, 부드러운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는 북부 태국의 란나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클래식한 가구와 은은한 조명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품격 있는 분 위기를 만든다. 침실과 거실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은 객 실 안을 부드럽게 채운다. 창밖으로는 잘 가꿔진 정원과 오래된 나무들이 펼 쳐져 도시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든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 은 객실 안에 흐르는 고요함이다. 방콕에서는 들리지 않던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하루의 배경이 되고, 자연스 럽게 책을 펼치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137 Pillars House의 객실은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쉬는 방법을 알려주는 공간이다.

욕실마저 하나의 휴식이 되다

욕실은 객실 못지않은 하이라이트다. 천연 대리석으로 마감된 욕실 중앙에는 클래식한 프리스탠딩 욕조가 놓여 있고,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공간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곳은 욕실과 연결된 프라이빗 야외 샤워 공간이 다. 열대 식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높은 담장으로 프라이버시를 확보 하면서도 자연의 바람과 공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샤워 기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은 일 반적인 호텔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다. 이곳에서는 욕 실조차 하나의 작은 스파가 된다.

하루를 가장 여유롭게 시작하는 방법 The Dining Room 치앙마이의 아침을 담아내다

137 Pillars House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분주하지 않다. 새소리에 잠을 깨고 정원을 천천히 걸어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순간부터 하루의 리듬이 달라진다. 조식은 호텔의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The Dining Room에서 제공 된다. 조식 이후에는 같은 공간이 런치와 디너를 제공하는 올데이 다이 닝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높은 천장과 티크 목재 기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와 정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 어느 자리에 앉 더라도 초록빛 풍경이 식탁의 일부가 된다. 아침 햇살이 나무 사이로 스 며들고, 새들이 정원을 오가는 모습까지 더해지면 식사라기보다 여유로 운 한 편의 풍경 속에 들어온 듯하다. 137 Pillars House가 조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려함보 다 신선함이다. 호텔은 공식적으로 ‘Farm to Table’ 철학을 내세우며 치 앙마이 인근 농장에서 공급받은 제철 채소와 허브, 지역 식재료를 적극 적으로 사용한다. 지역의 맛을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식탁 위에 올리 는 것이 이곳이 추구하는 다이닝 철학이다. 뷔페에는 신선한 열대 과일과 수제 페이스트리, 치즈와 샤퀴테리, 샐러 드가 정갈하게 준비되고, 메인 요리는 주문 즉시 셰프가 조리해 테이블 로 가져다준다. 에그 베네딕트와 오믈렛은 물론, 태국식 카오톰과 북부 스타일 국수까 지 메뉴의 폭도 넓다. 계란 하나를 조리하는 방식에서도 호텔의 수준이 드러난다. 익힘 정도는 정확하고, 플레이팅은 단정하다. 과한 장식 없이 음식 자체의 완성도로 승부한다. 식사를 하다 보면 직원들이 커피를 조용히 채워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 지 먼저 살핀다. 하지만 결코 손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다. 좋은 서 비스는 눈에 띄지 않는다. 137 Pillars House의 아침이 편안했던 이유도 바로 그 절제된 서비스 덕분이었다.

Palette 북부 태국의 식재료를 가장 우아하게 표현하는 방법

해가 저물면 호텔은 또 다른 분위기로 변한다. 정원의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오래된 헤리티지 하우스는 더욱 아름다운 실루엣을 드러낸다. 그 풍경 속에 자 리한 Palette Restaurant은 137 Pillars House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다이닝이다. 공식 홈페이지는 Palette를 태국 북부의 식재료와 세계적인 조리 기법을 결합 한 레스토랑으로 소개한다.치앙마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를 중심 으로 계절에 맞는 메뉴를 구성하며, 란나 지역의 미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 해석하는 것이 이곳의 철학이다. 레스토랑 내부는 오래된 티크 목재와 따뜻한 조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인 상적이다. 과하게 꾸미지 않았지만 클래식한 품격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첫 번째 코스부터 셰프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름답게 플레이팅된 아뮤즈 부슈가 식사의 시작을 알리고, 이어지는 해산물 요리는 치앙마이에서 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신선함을 보여준다. 메인으로 등장한 안심 스테이크는 완벽한 굽기로 제공됐다.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 여기에 제철 채소와 균형 있게 어우러진 소스는 클래식 프렌치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또 다른 메인인 오리 요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했다. 태국 허브를 절제 있게 사용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낸다. 마지막 디저트까지 모든 코스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Palette는 화려한 퍼포 먼스를 보여주는 레스토랑이 아니다. 좋은 식재료와 정확한 조리, 그리고 절 제된 플레이팅으로 기억되는 레스토랑이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품격 있는 저 녁을 찾는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공간이다.

Nitra Spa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웰니스

137 Pillars House의 Nitra Spa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Nitra Spa는 태국 전통 치유법과 현대 적인 웰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한 공간으로 소개된다. 천연 허브와 아로마 오일을 활용한 트리트먼트는 단순히 피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몸의 에너 지 균형을 회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스파 건물로 향하는 길부터 특별하다. 정원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 면 작은 연못과 열대 식물들이 이어지고, 그 길 자체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트리트먼트룸은 화려하지 않다. 화이트와 우드 톤을 중심으로 꾸며진 공 간에는 은은한 허브 향이 흐르고, 창밖으로는 정원의 초록빛이 보인다. 마사지가 시작되면 여행으로 지친 몸의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강한 압박보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중심이 되는 테라피는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든다. 90분이 끝났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 각은 ‘가볍다’가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이 비워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137 Pillars House가 이야기하는 웰니스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 연 속에서 천천히 호흡하며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치앙마이를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방법 Chiang Mai’s Temples by Samlor Experience

137 Pillars House가 준비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은 경험은 Chiang Mai’s Temples by Samlor Experience였다. 치앙마이를 여행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자동차를 타고 유명 사원을 둘러 볼 수도 있고, 가이드와 함께 하루동안 명소를 방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호텔은 조금 다른 방식을 제안한다. 자동차 대신 삼러(Samlor). 치앙마이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이 되어 온 세 바퀴 인력거가 오늘의 이동 수단이다. 호텔 앞에서 삼러에 오르는 순간 여행의 속도는 완전히 달라진다.천천히 페달을 밟는 소리와 함께 골목길로 들어서면 자동차 창문 너머로는 결코 보이지 않았던 치앙마이의 일상이 펼쳐진다. 노점에서 과일을 손질하는 상인, 향을 들고 사원으로 향하는 주민들, 오 래된 목조 가옥과 작은 카페들 등 빠르게 지나쳤다면 결코 기억되지 않 았을 풍경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137 Pillars House는 이동하는 시 간마저 여행으로 만든다.

여행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

호텔은 단순히 사원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지인들이 실제로 하는 방식대로 이름을 적어 봉헌하고, 스님의 축복을 받는 시간도 마련 되어 있다. 스님은 짧은 경전을 읊으며 건강과 평안을 기원해 주고, 손목 에는 행운을 의미하는 흰 실을 묶어준다. 잠시였지만 여행자가 아니라 치앙마이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 듯 한 기분이었다. 이 작은 의식은 화려하지 않다.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 장 오래 기억에 남은 순간이 되었다. 관광은 장소를 보는 것이지만, 여행 은 그곳의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오래된 도시가 주는 여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도 삼러는 천천히 골목을 달린다. 길가에서 뛰노는 아이들, 꽃을 파는 노점, 골목을 가득 메운 자스민 향. 모든 것이 천천히 지나간다. 137 Pillars House가 왜 자동차 대신 삼러를 선택했는지 그제 야 이해된다. 느리게 이동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보게 되고,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된다. 그것이 치앙마이를 여행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다.

시간이 머무는 호텔

좋은 호텔은 많다. 넓은 객실을 가진 호텔도 있고, 훌륭한 레스토랑과 아 름다운 수영장을 갖춘 호텔도 있다. 하지만 여행자가 그 도시를 이해하 도록 도와주는 호텔은 흔치 않다. 137 Pillars House Chiang Mai는 객실 과 다이닝, 스파를 넘어 치앙마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 들의 삶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1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헤리티지 하우스, 정원을 품은 스위트, 지역 식재료를 존중하는 The Dining. Room과 Palette,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Nitra Spa, 그리고 삼러를 타고 만난 치앙마이의 일상까지. 이곳에서의 2박 3일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치앙마이를 이해하는 하나의 여정이었다. 137 Pillars House Chiang Mai 역시 다르지 않다. 이 호텔이 선물하는 것 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시간을 천천히 보내는 법, 그리고 한 도시를 깊 이 이해하는 여행의 방식이다. 치앙마이를 떠나는 차 안에서 가장 오래 남은 기억은 웅장한 건물도, 화 려한 인테리어도 아니었다. 아침 햇살이 스며들던 정원, 코코넛 워터로 시작했던 첫인사, 새소리를 들으며 머물렀던 스위트, 그리고 삼러를 타 고 천천히 달리던 골목의 풍경까지. 137 Pillars House Chiang Mai는 머 무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선물하는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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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 인쇄 페이지 5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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